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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일보] <시로 여는 세상>암각화를 위하여 / 이건청 시인

Author
nyaa
Date
2018-10-09 01:10
Views
422
[뉴욕일보] <시로 여는 세상>암각화를 위하여 / 이건청 시인

 




암각화를 위하여

이건청

 

여기 와서 시력을 찾는다
여기 와서 청력을 회복한다
잘 보인다 아주 잘 들린다.
고추잠자리까지, 풀메뚜기까지
다 보인다. 아주 잘 보인다.
풍문이 아니라, 설화가 아니라
만져진다, 손끝에 닿는다.
6천여 년 전, 포경선을 타고
바다로 나아간 사람들,
작살을 던져 거경(巨鯨)을 사냥한,
방책을 만들어 가축을 기른,
종교의례를 이끈,
이 땅의 사람들이 살아 있는 숨결로
온다, 와서 손을 잡는다.
피가 도는 손으로 손을 덥석 잡는다.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말한다.
어서 오라고, 반갑다고
가슴으로 끌어안는다.
한반도 역사의 처음이
선연한 햇살 속에 열린다.
여기가 처음부터 복판이었다고,
가슴 펴고 세계로 가는 출발지였다고,
반구대 암각화가 일러주고 있다.
신령스런 벼랑이 일러주고 있다.
눈이 밝아진다.
귀가 맑아진다.
잘 보인다. 아주 잘 들린다.

-----------------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에 위치한 유적 문화재로 선사시대부터 청동기 시대의 국보, 제285호이다. 누천년 시간이 흘렀어도 그 시대적 삶의 모습이 그대로 암각화된 것으로서, 자 여기 우리 고대 선조들의 시간과 궤적의 끈끈한 흔적과 무늬가 고스란히 생생하게 복원된 이 시속으로 쑤욱 빠져들어가보자 시인은 우리를 일깨워준다. 시각과 청각의 목전에 날것으로 고스란히 불려나온 반구대 암각화의 ‘신령한’ 비경이 현재와 먼 과거의 구분을 무화시켜준다..수천년 전 그 오랜 시절 선조들의 생생한 삶의 한복판이 곧 우리의 발원지였음을 느껴보라. 그 시간 너머 우리 선조의 뛰는 심장소리, 숨결이 있었으므로 우리 역시, 지금 여기에서 이렇게 뜨거운 피가 돌고 심장이 뛰고 있다는 것을, 어찌 이 유적앞에서 저절로 옷깃을 여미고 경건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신지혜 시인>,

<사진=이건청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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